
발트 3국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로 구성된 동북유럽의 국가들로, 각각 수도인 탈린(Tallinn), 리가(Riga), 빌뉴스(Vilnius)를 중심으로 매력적인 중세 도시 문화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이 세 나라는 유럽연합과 유로존에 속해 있으면서도, 서유럽보다 물가가 낮고, 관광객이 덜 붐벼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각 나라의 수도는 공통적으로 고풍스러운 건축미와 현대적인 감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도보 여행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이 콘텐츠에서는 탈린, 리가, 빌뉴스 세 도시의 특징을 비교하며 발트 3국 도시 여행의 매력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탈린 – 중세 유럽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Tallinn)은 발트 3국 중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도시로 손꼽힙니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고딕 양식의 건물들과 붉은 지붕이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 마을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툼페아 언덕(Toompea Hill)에 올라서 바라보는 전경은 탈린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로, 성벽 안팎으로 펼쳐지는 도시의 모습이 장관을 이룹니다. 탈린은 도보 여행자에게 최적화된 도시입니다. 구시가지 중심의 타운홀 광장(Raekoja plats)에는 계절마다 다양한 마켓이 열리며, 여름에는 노천 카페와 거리 공연,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여행자들을 맞이합니다. 또, 구시가지와 툼페아 성을 연결하는 돌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중세 건축물과 현대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에스토니아는 IT 강국으로도 알려져 있어, 탈린 역시 역사와 첨단 기술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입니다. 예술적 감각이 넘치는 디자인 숍, 미니멀한 인테리어의 카페, 스타트업 거리는 젊은 여행자들의 감성을 만족시켜줍니다. 작은 도시지만, 짧은 일정 안에 깊이 있는 여행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탈린은 탁월한 선택이 됩니다.
리가 – 아르누보 건축의 중심, 발트의 파리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Riga)는 발트 3국 중 가장 인구가 많고, 도시 규모가 큰 중심 도시입니다. ‘발트의 파리’라는 별명을 지닌 리가는 8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특히 아르누보(Art Nouveau) 건축물의 밀집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리가 중심가에는 약 800여 개의 아르누보 스타일 건물이 있으며, 대표적으로 알베르타 거리(Alberta iela)는 꼭 방문해야 할 거리입니다. 리가의 구시가지는 비교적 넓은 편이며, 타운홀 광장을 중심으로 고딕, 바로크,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블랙헤드의 집(House of the Blackheads), 성 피터 교회(St. Peter’s Church), 리가 돔 성당(Riga Cathedral)은 도시의 역사와 문화가 응축된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또한, 리가는 발트 해안과 인접해 있어 여름철이면 윈드서핑, 요트 등의 해양 레저도 즐길 수 있습니다. 리가는 문화와 예술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국립 오페라 극장(Latvian National Opera)에서는 클래식 음악 공연과 발레 공연이 연중 진행되며, 거리 곳곳에서는 거리 공연과 아트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카페 문화도 발달해 있어, 구시가지나 ‘미에라 거리(Miera iela)’ 등지에서 개성 넘치는 로컬 카페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세 도시 중 가장 도시적인 면모를 갖춘 리가는 문화적 콘텐츠를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적합합니다.
빌뉴스 – 고요한 영혼의 도시, 예술과 철학이 살아있는 공간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Vilnius)는 발트 3국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도시로,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분위기를 지닌 곳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는 다양한 시대의 건축 양식이 혼재되어 있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이 혼합된 건물들이 주는 무게감은 빌뉴스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빌뉴스는 중세 이후 카톨릭과 정교회, 유대교가 공존하던 도시로, 지금도 다양한 종교 건축물이 시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성 안나 교회(St. Anne’s Church)는 고딕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으며, 나폴레옹이 “프랑스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구시가지에서 조금 벗어나면 ‘우주피스 공화국(Užupis Republic)’이라는 독립 선언을 한 예술가 마을이 있는데, 이곳은 자유와 철학,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장소입니다. 빌뉴스는 여행객에게 깊이 있는 사색과 여유를 제공합니다. 상업화되지 않은 골목, 사람 없는 광장, 옛 수도원과 카페가 함께 있는 조용한 거리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발트 3국 중 가장 내면적인 감성이 강한 도시로, 생각을 정리하고 싶거나 예술적 영감을 찾는 여행자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탈린의 중세 풍경, 리가의 예술적 도시미, 빌뉴스의 사색적인 철학. 이 세 도시는 각각의 뚜렷한 개성과 감성을 지니고 있으며, 유럽의 흔한 여행지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세 도시 모두 도보 여행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저렴한 물가와 치안, 교통 인프라 덕분에 단독 여행자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습니다. 발트 3국은 짧은 일정으로도 3개국을 모두 여행할 수 있을 만큼 이동이 편리하고, 도시마다 색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어 진정한 ‘유럽의 깊은 여행’을 원한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