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진짜 유럽을 느끼고 싶다면, 요즘 떠오르는 서유럽 소도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려한 도시만큼이나 매력적인 소도시는 소박한 일상,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 그리고 오랜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분위기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랑스, 포르투갈, 스위스의 감성 가득한 소도시인 앙시, 신트라, 루체른을 중심으로, 지금 가장 주목받는 서유럽 소도시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앙시 – 알프스의 물의 도시, 프랑스의 숨은 진주
프랑스 동남부, 스위스 국경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앙시(Annecy)는 ‘알프스의 베니스’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운하와 호수를 품은 도시입니다. 파리나 니스를 방문한 후 TGV 또는 차량으로 4시간 내외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앙시의 가장 큰 매력은 앙시 호수(Lac d’Annecy)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깨끗한 호수 중 하나로 알려진 이곳은 에메랄드빛 물빛과 웅장한 알프스 산맥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냅니다. 여름에는 수영, 카약, 패들보드를 즐길 수 있고, 가을이나 봄에는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도시 중심부는 중세 분위기가 물씬 나는 구시가지로, 노란색과 오렌지색 건물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으며, 팔레 드 릴(Palais de l’Isle)이라는 고성은 앙시의 상징적인 포토스팟입니다. 곳곳의 카페와 꽃으로 장식된 운하를 따라 걷다 보면 프랑스 특유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앙시는 대도시보다 훨씬 조용하고 안전하며, 가족 단위 또는 커플 여행자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프랑스의 아름다움과 스위스의 깔끔함이 어우러진 도시로, 최근 유럽인들 사이에서도 여름휴가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신트라 – 동화 속 궁전들이 모여 있는 포르투갈의 예술 도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기차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신트라(Sintra)는 화려한 궁전과 신비로운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 소도시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포르투갈 왕족의 여름 별궁지로, 예로부터 유럽의 예술가들과 귀족들이 사랑한 휴양지였습니다. 신트라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페나 궁전(Palácio da Pena)입니다. 언덕 위에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지어진 이 궁전은 동화 속 성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으로, 유럽 여행 사진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장소입니다. 고딕, 르네상스, 이슬람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미는 건축과 예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 또 다른 필수 코스로는 레갈레이라 저택(Quinta da Regaleira)이 있습니다. 이곳은 비밀의 계단, 동굴, 상징적인 조각들로 가득 차 있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프리메이슨과 연관된 철학적 상징이 곳곳에 숨어 있어 신비로운 여행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신트라는 자연 환경도 뛰어나며, 시에라 드 신트라 산맥과 대서양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도시 전체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다소 걷는 것이 힘들 수 있지만, 곳곳에 전통 트램과 버스가 잘 연결되어 있어 이동에도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리스본 여행 중 하루 또는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오기 좋은 최적의 소도시입니다.
루체른 – 스위스 전통과 자연이 만나는 평화로운 호반 도시
스위스 중부에 위치한 루체른(Lucerne)은 루체른 호수와 필라투스 산, 그리고 고풍스러운 구시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서유럽 대표 소도시입니다. 스위스 특유의 정돈된 분위기와 고요한 자연, 그리고 역사적인 건축물이 어우러져 ‘살고 싶은 유럽 도시’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루체른을 대표하는 명소는 카펠교(Kapellbrücke)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 중 하나로, 지붕 아래에 중세 화가들이 그린 프레스코화가 장식되어 있어 단순한 다리를 넘어선 문화 유산입니다.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 해 질 무렵 방문하면 최고의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도시 중심에는 다양한 박물관과 갤러리, 전통 카페가 있으며, 스위스 전통음식인 퐁듀와 뢰스티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도 많습니다. 또한, 루체른 호수를 따라 유람선을 타거나, 필라투스 산 또는 리기 산으로 당일 하이킹 및 케이블카 여행을 떠날 수 있어, 도시와 자연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교통은 매우 편리하며, 취리히에서 기차로 1시간 이내, 인터라켄, 베른 등과도 가까워 스위스 여행 중 들르기 좋은 위치입니다. 혼자 여행하거나 가족 단위 여행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도시입니다. 앙시, 신트라, 루체른. 이 세 도시는 규모는 작지만, 그 안에 담긴 문화, 자연, 역사, 감성은 어떤 대도시보다도 깊고 풍부합니다. 대형 도시 여행에 지쳤다면, 이제는 소도시에서 진짜 유럽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여유롭고 진정성 있는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